암벽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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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등반

암벽등반

靑-파랑 , 2026.06.
🟢 초록 작가(유은빈)
녹슨 배관과 뒤엉킨 선을 따라 작은 인물들이 위로 올라간다. 반듯하게 이어진 길은 어디에도 없다. 손을 뻗으면 거친 표면이 닿고 발을 옮기면 불안정한 틈이 나타난다.

작은 인물들은 아래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몸을 바짝 붙인 채 한 걸음씩 나아간다. 누군가는 조금 앞서 있고 누군가는 그 뒤를 따라가지만 올라가는 과정이 쉬운 사람은 없다.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다시 손을 뻗는다. 녹과 먼지가 쌓인 구조물은 쉽게 바뀌지 않는 현실을 닮았다.

그 위를 기어오르는 모습은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 작품은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도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고 끝내 위로 향하는 삶의 치열함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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